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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世智園] 노란 리본

캠프보스 2014. 4. 27. 19:33

[世智園] 노란 리본

매일경제 | 입력2014.04.23 17:29

기사 내용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마친 한 남자가 고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아내에게 "아직도 나를 원한다면 동네 입구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달라"는 편지를 보낸 다음이었다. 그는 차마 고개를 못들고 버스기사에게 대신 창밖을 봐 달라고 하는데 버스 속에서 환호가 터진다. 떡갈나무에 매달린 수백 개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던 것이다. 1973년 토니 올랜도와 돈이 발표한 팝송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늙은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주오)'의 가사 내용이다. 이 노래로 노란 리본은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상징이 됐다. 이보다 이른 1971년 신문 칼럼니스트인 피트 헤밀이 뉴욕포스트에 기고한 'Going Home'이란 칼럼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지만 옛 구전가요가 기원이라는 얘기도 있다.

미국에서 노란 리본 달기 운동이 확산된 것은 1979년 미국인 52명이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에 인질로 억류된 사건이 터졌을 때다. 인질 가족들이 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기 시작했는데 미국인들이 동참하면서 전국으로 번졌다. 1990년대 초 걸프전이 발발하면서 다시 등장했고, 2003년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자동차에 노란색 리본 모양 스티커나 자석을 붙여 이라크에 파견된 군인들을 기억하려 했다.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 있는 가운데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가 노란 리본으로 물들고 있다. 대학생 연합동아리 ALT가 처음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를 적어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고 있다. 사진을 내려받아 페이스북,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면 된다. 괴담이 판치는 SNS에서 간만에 가슴 뭉클한 일이다. 인터넷 리본은 시민운동의 한 방식으로 베트남전 때 포로가 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들을 찾기 위해 노란색 리본을 사용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양심을 찾자는 그린 리본, 낙태를 반태하는 하얀 리본 등도 등장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괴로운 사람들은 미약하지만 카톡 대문에 노란 리본을 걸면서 기적을 빌고 있다. 노란 리본의 기다림이 바다 속까지 전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심윤희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성공리더클럽
글쓴이 : 박성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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